일단 간단한 IT 상식 이야기부터 전해 드리면 이야기가 편할 것 같습니다.
불법다운로드 영화 파일을 보면 보통 이름이 아주 긴 경우가 많은데요. 각 부분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비포선셋'의 예를 들어보죠.
*영화 제목과 제작년도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DVDRip 이라는 부분은 'DVD'를 소스 삼아 영화 파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여기에 CAM이라고 적혀 있으면, 캠코더로 영상을 촬영한 것이 소스라는 의미,
R5라고 적혀 있으면 주로 동구권에서 유통되는 준DVD급 디스크를 소스로 썼다는 의미,
DVDSCR은 DVD 발매 전 홍보용으로 제작된 DVD 스크리너가 소스라는 의미,
VHSRIP은 비디오 테이프가 소스라는 의미 등입니다.
여기에 필름을 활용한 TC, TS 등의 소스가 표기되곤 합니다.
화질은 DVDRip > R5 > DVDSCR > VHSRip > TC > TS > Cam 이라고 흔히 평가하곤 합니다.
*그 이후에 XviD는 동영상을 압축한 압축방식을 의미합니다. 최근 몇년새 출시된 디빅스 재생 기능을 갖춘 DVD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XviD 방식까지는 지원하고 있습니다. XviD라고 적혀있으면 비교적 높은 압축률에 무난한 호환성까지 갖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요새는 보다 우수한 압축률을 보여주는 x.264, h.264 방식도 자주 이용됩니다.참고로 이들은 확장자명이 mkv인 경우가 많으며, 비싼 디빅스 플레이어에서만 지원되곤 합니다. PC에서는 물론 재생되고요.
*AC3야 멀티채널 오디오(보통 5.1채널)를 지원한다는 표시입니다. 생략되는 경우도 많죠.
마지막 릴 그룹명은, 해당 동영상을 압축해 파일로 만들어낸 그룹(그냥 동호회라고 생각하셔도 무방) 이름입니다.
# 주절주절 파일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뭘까요.
누구나 아는 이야기 한번 더 아는 척해본 이유도 물론 있습니다만,
요새 새로운 소스가 추가되서 입니다.
바로 IPTV입니다.
보통 해외영화의 경우 국내 개봉보다도 먼저 불법 다운로드가 가능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해외에서 DVD로 발매될 경우 곧바로 해외 릴그룹이 파일로 변환해 업로드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내 자막 번역팀이 작업해 자막까지 완성되면 사실상 끝이죠.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국내 개봉이 늦은 경우 불법 다운로드를 훨씬 일찍 받아볼 수 있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곤 했습니다. (알파독만 해도 그래요. 등장한게 언젠데 ;;;; )
반면 국산 영화의 경우 이 과정이 꽤 느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도 DVD로 발매되는 시기가 느려서였습니다. 국내 개봉 후 충분히 관객몰이를 시도한 이후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DVD로 발매되면 그제서야 디지털 파일로 등장하곤 했습니다. 또 국산 영화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작권에 좀더 신경을 써주는 분위기와 보다 더 단속의 눈길이 강력하다는 이유도 작용했더랬습니다. 아예 DVD로 발매되지 않아 다운로드 사이트에 업로드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개월 전부터 이 법칙이 조금씩 엇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극장에서 갓 내린, 혹은 아직도 개봉중인 영화가 다운로드 사이트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죠. DVD 발매는 아직도 멀었는데, 비교적 준수한 화질로 나타나곤 했습니다. '놈놈놈'만 해도 그랬습니다.
하나TV나 메가TV와 같은 IPTV를 통해 이들 영화가 상영되면 곧바로 이를 소스삼아 국내 인코딩 그룹(혹은 개인)이 작업해서 배포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미디어 등에서 수차례 보도된 이야기입니다. ^^;; )
'아내가 결혼했다'. '순정만화'와 같은 비교적 따끈따끈한 국내 영화가 파일명 소스 표기 부분에 'IPTV'라고 어엿히(?) 달고 배포되는 걸 보고 그냥 생각나 적어봤습니다.
저작권, 한국 영화의 미래 등과 관련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거나 비즈니스 윤리 이야기는 하지 않으렵니다. 다만 가치중립적으로 평가해보건데, 어떤 식으로든 반작용이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이 강화되고 보호되어간다는 커다란 트렌드가 한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IPTV도 새롭게 부상하는 서비스로 강력한 마케팅과 더불어 나름 바람몰이를 하고 있고요.
어떤 식으로든 이 두 트렌드간의 갈등이 예상되는데, 장차 어떻게 그 갈등이 해소되어갈 것인지가 그것입니다.
DVD의 경우 대여와 판매 모두 시원챦았습니다. 영화 제작, 배포 진영에서 이를 포기하거나 미루기에 부담이 없었죠.
그러나 IPTV의 경우 공격적으로 돈을 써가며 서비스하겠다는 해당 업체의 당근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한푼도 아쉬운 처지에 포기하기에는 제법 오까네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ㅋ
어떻게 될까요? 전 그냥 흥미롭게 지켜볼 뿐입니다만... ^^;;;;;
IPTV 소스 영화들은 용량이 들쭉날쭉 합니다. 예전처럼 700MB 또는 1.4GB로 맞추는 맛(?)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CD로 굽는 경우가 드물어지면서 굳이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점을 이해합니다. 다만 어딘지 어색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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