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딩순딩하지만 마음이 단단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몹시 여성스러워서 놀림도 많이 받았던 놈이었더랬죠.
친구놈들이 장난삼아 부반장으로 뽑았던 고3의 학기 초에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걱정하지 마, 나만 믿어! 내가 다 알아서 해줄께'
밑도끝도 없이 내던진 저의 호언장담을 덜컥 믿었던, 순진했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친구를 좋아하고 관계를 소중히 여겼던,
그래서 사람 귀한 줄 모르는 저에게 늘 울림을 줬던,
나의 친구 강영일을 지난 주말 떠나보내고 왔습니다.
관 들어달라던 마지막 부탁을 지켰다고 생색내야 하는데, 그 투정을 받아줄 친구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오십을 넘어서일까요. 내내 미안하고 고마웠던 친구여서일까요.
죽음과 작별의 무게가 유난히 무겁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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