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DIGITAL STORY2009. 2. 27. 18:10




아이폰, 블랙베리, 안드로이드 등등의 기사를 요새 많이 봐서일까요?

아니면 그냥저냥 사용하던 싸구려 MP3 플레이어가 없어진 김에 핑계삼아였을까요?


괜히 수년 전에나 가지고 놀았던 PDA가 새삼스레 땡기기 시작했습니다.

나름 고급 7인치 내비게이션 전용기인 코원 N3를 넘기고.

PDA로 내비게이션과 MP3 플레이어를 동시에 만족시키자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원하는 스펙은 명확했습니다.

속도? 안빨라도 됩니다. 멀티태스킹할 일 없습니다. 동영상 감상도 포기했습니다.

고해상도? 지원되면 좋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옵션일 뿐입니다.

무선랜? 3G 서비스? 다 필요없습니다. PDA로 인터넷 할 일 없습니다. 괜히 걸리적거리기만 합니다. 국내 데이터 통신 환경이 좀더 개선되면 고려해볼랍니다.

스마트폰? 오히려 싫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 쓰다가 부랴부랴 전화받는게 더 싫습니다.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컨버전스화에 따른 수많은 버그가 더 걱정됩니다.


대신 요구되는 기능도 있었습니다.

윈도우 모바일 5.0 이상은 지원하는 놈이어야 합니다. 이 버전부터 백업 배터리 문제가 해결됩니다. 오래 두어도 초기화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듀얼 슬롯의 존재, 즉 확장성이 강력해야 좋습니다. 메모리가 고용량이 될 수록 비싸기도 하거니와, 애플리케이션용과 데이터용으로 구분하고 싶었거든요. 또 뭐 나중에 SD나 CF형 주변기기를 쓰더라도 슬롯 하나는 필요하니까요.

SDHC는 꼭 지원됐어야 합니다. 현재 주력 플래시 메모리가 8GB SD인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또 용량 큰 거에 이것저것 때려박아 놓고 써야지, 날마다 데이터 바꿔가면서 쓰는 성격 못됩니다.

배터리는 무조건 교체형이어야 합니다. 갠적으로 그 멋진 아이팟에서 죽어라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일체형 배터리입니다. 조금 쓰다가 버리라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배터리의 비싼 가격을 감안할 때, 저렴한 호환 배터리를 찾아볼 수 있는 모델이면 더 좋겠죠.

블루투스는 사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자브라의 무선 스테레오 헤드셋을 만족스럽게 쓴 기억이 있는데요. 은근히 신경쓰이고 부지런함을 요구하기도 하더군요. 향후 쓰고 싶은 마음은 반반입니다.

3.5mm 출력단자를 지원해야 합니다. 휴대폰 등에는 마이크 일체형 2.5mm 단자가 주로 사용되죠. 요새 스마트폰 중에도 꽤 많을 겁니다. 정확히는 2.5mm 4극 단자죠.  근데, 전 이놈 꽤 싫어합니다. 범용 이어폰들 좋은 것들 많은데, 굳이 2.5mm 단자에 얽매이고 싶지 않습니다. 예전 사용했던 PDA 중 하나가 2.5mm 단자만을 지원해서 골치 아팠던 기억이 아직 뚜렷합니다. 


평소엔 게을러도 물건 처분하고 구매하는데는 발빠른 본인,

역시나 하루만에 처분을 결정, 완료하고 또 하루만에 구매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2005년경 출시된 고리짝 PDA인 HP HX2110과 거치대 일체형 GPS 수신기입니다.

맵 데이터까지 포함해서 10만원대 초반, 하드웨어만 따지면 10만원입니다.

무지 착한 가격 아닙니까? ^^;;





교체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우선 내비의 활용도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다닐 일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송파, 성남, 용인, 분당, 용산, 삼성, 행신 등등의 주 활동무대 지리에 꽤나 익숙해졌습니다.

아쉬울 때에만 쓰는 간이 기능으로도 충분하다는 계산이 섰죠.



MP3 플레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질, 편의성이 MP3 전용기가 월등히 낫지요. 하지만 전 PDF 리더 기능이 필요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들었던 MP3 영어 강좌가 PDF 형식의 스크립트를 지원했거든요. PDF를 그대로 출력하거나 DOC로 변환해 보기도 해봤습니다만, 귀찮음은 역시 넘기 힘든 벽이었습니다. ^^;;;

그런 점에서 MP3 재생도 되고, PDF, TXT, HWP, DOC 등의 문서를 읽어낼 수 있는 PDA가 딱이었습니다.




어쨌든 가지고 놀아보니 재미있네요. 

그동안 누적되어온 이북 데이터들 옮겨담고,맵 세팅 완전히 새로 하고, 이런저런 애플리케이션 깔아가는 맛이 쏠쏠합니다.

근데,
쓰다보니 램도 아쉽고, 해상도도 아쉽고, 추가 배터리와 CF 메모리도 자꾸 눈에 밟힙니다. 멀쩡한 윈도우 모바일 5.0을 6.1로 롬업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내비게이션 전용기에 비해 살짝살짝 불편한 애플리케이션 때문에 이것저것 앱들을 깔았다 지우는 반복삽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당초 의도했던 내비게이션과 MP3용으로는 어쩌면 지금도 차고 넘치는데 말입니다. 

가능성이 있으니 잘 쓰고 싶고, 그러다보니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게 되나 봅니다. 그리고 에너지와 시간을 쏟다보니 점점 더 마음이 커지는가 봅니다. 하여간 그놈의 욕심이 문제입니다. ^^;;

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