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백업2009. 3. 30. 15:49


다 아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널널한 김에 써봅니다.

압존법. 말하는 이보다는 높지만 듣는 이보다는 낮은 이를 부를 때, 존칭을 생략하는 걸 말하죠.

"아버님, 애비 밥 주러 다녀오겠습니다" 라는 식 말입니다.


회사에서 이 경우 가지고 고민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갠적으로 이 것 때문에 언성 높인 적도 있어서 또렷이 기억합니다. --;;)

이를 과연 어떻게 써야 하느냐를 가지고 아직도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 가정과 학교에서는 압존법이 일부 유효하지만 회사에서는 쓰지 않는다.
- 회사에서 안쓰는게 대세지만 직위가 현격히 차이날 경우 쓰기도 한다.


대부분 이렇게 정리되는 추세입니다.

어떻든 간에
"사장님, 전무님께서 기다리십니다" = O
"사장님, 전무가 기다립니다" = X

라는 겁니다.

사실 요즘 트렌드는 직위가 웬만큼 차이나더라도 회사에서는 압존법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직장은 기본적으로 상하 관계보다는 상호 존중의 계약 관계 성격이 좀더 뚜렷하다고 생각해서죠.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가정이나 학교 등지에서도 압존법 부재를 실례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기도 한다네요.

한마디로 압존법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냥 윗사람이다 싶으면 모두 존칭써도 된다는 의견도 있다는 겁니다.

단 '눈치껏'이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존칭쓰면서 아버지에게 극존칭을 쓰는 일은 피해야겠죠.

또 성질 까칠한 상사가 압존법 따지고 들면 반박하기보다는 그냥 그러려니 맞춰주는 것도 필요할 겁니다. ㅋㅋㅋ





마지막으로 사족 하나, 

압존법이 꼭 적용되어야할 분야가 있으니,

국민이나 불특정 대중을 상대로 할 때입니다.

특히 미디어 등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누군가를 언급할 때는 압존법을 써야 하는 게 맞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압존법은, 꼭 권장되어야 맞지 싶습니다.
군대식, 일제식 위계 관계를 연상시키는 다른 압존법에서의 용도와 달리, 
국민을 대상으로 할 때는
'민주주의 국가', '국민이 최상위 집단'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나요? ^^




참고삼아 읽어볼 만한 기사링크 하나 걸어봅니다.

[말들의 풍경] <40> 예절의 언어적 돋을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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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어체계는 아주 깊은 수준에서 민주주의에 적대적이다. 한국어 경어체계의 흔들림은 한국 민주주의의 성장통일 수 있다."

 

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