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두고 되도 않는 배부른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말도 안되게 새누리당이 찌그러지면 어쩌지? 대선에 악영향 있을텐데..."
ㅋㅋㅋ... ㅠ.ㅠ
뭐 제가 아직 많이 순진한가 봅니다.
하지만 트위터, 페이스북, 여러 커뮤니티 등을 보다보면 뭐 그런 착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
개인적으로 새누리당 130~140 정도의 판정승을 예상하고 기대했습니다.
(120석 근처를 기대할 정도로, 순진하진 않았답니다.ㅋ)
밤 늦게까지 지켜본 선거 결과에 잠시 우울하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닌 것도 같습니다.
멋대로 생각해본 긍정의 이유를 나열해봅니다.
1. SNS, 인터넷을 통한 정치의식 확산. 분명히 있습니다.
: 김대중 대통령은 김종필과 손잡고도 이인제라는 구국의 샛별에 힘입어 간신히 이길 수 있었습니다. IMF 터진 직후에도 말입니다. 새누리당의 지지층은 그야말로 철옹성인 거죠.
하지만 이번 정당별 비례대표 득표율 보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쳐 47% 정도입니다. 새누리당과 선진당 합쳐서 46% 정도니 해볼만 합니다. 김종필처럼 어이없는 상대와 손잡지 않아도 해볼만한 상황까지 이르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십수 년 동안 반새누리당 의식이 10%는 넘게 확산됐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최대 주역은 인터넷, SNS이지 싶습니다. 아, 그 주역에 어쩌면 MB 포함입니다. ^^;
(자기복제를 못하는 조직은 끝난 조직이고, 자기복제를 해내는 조직은 미래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새누리당과 조중동이 끝날 꺼라고 믿는 이유이며, 한국 기독교의 미래가 암담하다고 보는 근거입니다.)
2. 그들의 방심.
: 솔직히 무섭습니다.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나와도 천만표는 앉아서 받는데, 박근혜는 플러스 알파까지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위기의식을 느껴서 똘똘 뭉치면, 솔직히 아직 게임이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침묵하는 지지층의 존재를 명확히 인정해야할 듯 합니다. 숨겨진 지지층이 이제는 보수진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100번 져도 한번만 결정적일 때 이기면 됩니다. 연전연승의의 챔피언이 지기 위한 필수조건은 '방심'이라고 봅니다. 경선불복, 제3의 후보 등장, 삽질 및 망언에 대한 불감증, 지분을 미리 나눠먹으려다 생기는 삐그덕거림 등등 시나리오는 다양할 것입니다. 진보는 분열로,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결과로 그들의 방심과 안이한 자세가 증가하길 기대합니다.
3. 독하고 집요하게.
: 제가 좋아하는 정철환 CIO님이 페북에 선거와 관련해 이런 글을 남기셨더군요.
<악당: 큰 꿈과 야망을 안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날마다 노력을 거듭하여 꿈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최선을 다 한다. 실패해도 기죽지 않는다. 조직적으로 행동한다. 잘 웃는다.
영웅: 자기 자신의 미래를 위해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 상대의 꿈을 저지하는 것이 삶의 보람. 단독으로 움직이거나 소수의 인원으로 행동. 항상 무슨일이 일어난 이후에 행동. 수동적인 자세. 언제나 화가 난 상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많이 분들이 의식화(?) 되어 가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확대와 함께 '고도화'의 필요성도 있다고 봅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선, 악당의 저 능동적이고 집요한 목적의식에서 배워야 바가 있습니다.
늘 그렇듯 변화는 숨막힐 정도로 느리게 다가옵니다.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그래서 독하고 집요한 이들이 많아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퍼나르고, 술자리에서 개탄하는 것만이 아닌, 마음 한구석에 늘 품고 어느 행동이 가장 효율적인지 판단하고 기꺼이 행동으로 옮기는 이들이지요.
그리고 독하고 집요하기 위해선 좌절과 패배, 안타까움이 큰 토양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붉은색'이 위압적인 정당별 지도도 나쁠 것이 없지 싶습니다. 민주통합당, 통진당 더하면 사실 크게 뒤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오른쪽 온통에다 충청도 일부까지 잠식한 붉은 색의 물결은 어쩐지 위기의식을 자아내더군요. 야권연대가 흐트러지지는 않을꺼라 기대합니다. ^^;
자~ 이제 본게임이 남았습니다. 아는 자 말하지 않으며, 말하는 자 알지 못한다는 말이 생뚱맞게 떠오릅니다. 저부터 다시 한번 독하게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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