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2012. 2. 21. 23:53

10년 넘게 머리 한구석에 자리잡았던 걱정이 해결됐습니다.

사진백업입니다.

하드디스크란 놈들이 마냥 믿어주기엔 좀 부실합니다.

이미 6개월치 사진을 날려먹은 경험도 있구요.

10년 넘게 누적되어온 각종 사진들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 걱정해왔는데, 다음 클라우드가 적당한 해결책을 제시해줬습니다.

50기가나 주는데다, 드래그앤드랍식 업로드도 지원하고, 모바일 기기에서도 접근이 만만합니다. 최대 개별 파일 크기도 2기가바이트나 되니 개인백업 용도로는 훌륭하지 싶습니다.

원래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 드라이브를 찝쩍거렸는데, 사용성이 좀 별로더군요. 일단은 다음 클라우드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여하튼 26GB나 되는 파일을 올리려다 보니 하세월이네요. 아직도 서너 시간은 족히 남았지 싶습니다. 그간 묵혀왔던 포스트나 올려볼까 합니다. ^^;;


얼마 전 아이언 클럽 교체 포스트 올렸는데요. 이번엔 드라이버와 유틸 이야기입니다.

사실 드라이버 때문에 스트레스가 큽니다. 스윙 이미지가 아이언에만 맞춰져 있나 봅니다. 아이언은 필드에서건 스크린에서건 대체로 괜찮은데, 드라이버는 컨디션 좋았던 날이 참 드뭅니다. 거기에 토크 3.0에 무게 64그램짜리 빡센 샤프트를  써서인지 저절로 힘이 들어갑니다. 쌔려패야 할 것만 같습니다. 드라이버만 잡으면 피니시가 휘청휘청합니다. 컨디션이라도 안좋으면 훅성 낮은 탄도가 빈발합니다. '잘 맞았다!' 싶은 공은 푸시성 스트레이트 구질이 나오곤 했습니다.

좀더 가볍고 만만한 샤프트, 좀더 높은 탄도가 필요하다고 멋대로 결론내렸습니다.

샤프트는 싼 맛에 구입했던 윌슨 스파인 드라이버의 프로포스 V2 HMOI를 재활용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토크 4.2에 무게 61그램으로 좀더 만만합니다. 머나먼 타국에서 니켄트 4DX 스페셜 에디션 12도 헤드를 구해왔습니다. 샤프트와 동일한 350 구경인 것도 미리 확인해뒀습니다. 필요한 작업은 이제 원래의 헤드를 제거하고, 니켄트 헤드를 붙이는 겁니다.

부드럽고 우아한 드라이버 스윙, 그리고 하늘을 향해 아름답게 비상하는 골프공이 절로 그려졌습니다.

 

바로 이런 스윙 말입니다. ^^;;



3번 아이언 대체품도 고민거리였습니다. 예전에 니켄트 20도 유틸을 썼는데요. 무지막지한 형님이 추운 날 후려치니 헤드가 깨져버리더군요. 이 샤프트를 살려도 되겠지만 레귤러 스펙이라 그런지 훅이 곧잘 나곤 했었습니다. 이 샤프트를 재활용하기는 좀 꺼려졌습니다.

마침 아이언과 같은 NS PRO 100 샤프트 3번용 제품이 하나 남는게 있었습니다. '아이언 샤프트에 하이브리드 헤드를 연결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해봤습니다. '하이브리드급 거리와 관용성에 아이언급 정확성'이 마구마구 그려졌습니다. 파워빌트 21도 하이브리드 헤드가 마침 싸더군요. 덜컥 구입했습니다. ^^;;



물 넘어온 12도 드라이버 헤드와 21도 하이브리드 헤드입니다.



헤드와 샤프트를 바리바리 싸들고 행신동 KPG 골프 피팅 센터에 갔습니다.택배로 보내면 조립해준다는 매장들이 있기는 했지만, 몇 번 가봤고 꼼꼼히 해줬던 기억이 좋아서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샤프트에 헤드를 연결하기 위해 샤프트 내부의 에폭시를 제거하는 영상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패스~~^^;


윌슨 스파인 드라이버에서 헤드 분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버 헤드와 샤프트를 분리했습니다.


 

아이언 샤프트에 하이브리드 헤드를 가조립했습니다. 스윙 웨이트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립을 올려놓고 측정하고 있습니다.


드라이버 조립을 마쳤고, 하이브리드는 그립만 다시 끼우면 됩니다.


작업을 진행하며 KPG 피팅센터 사장님은 12도 로프트 드라이버를 선택한 것에 대해 탁월한 선택이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아마추어들은 사실 이 정도가 오히려 딱 좋다면서요. 조립 후 어드레스 모양이 예쁘게 잘 나온다는 이야기도 남겼습니다.

유틸리티에 대해서는 살짝 우려를 표했습니다. 거리가 생각보다 안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정도나 조물딱거려놨는데 말썽 일으키면 팔기도,누구 주기도 애매합니다. 살짝 걱정됐습니다. 스윙웨이트는 일단 아이언 세트와 같은 값으로 맞췄습니다.



이 작업을 진행한 날짜가 지난 2월 10일입니다. 그 후로 2회의 스크린, 1회의 연습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렇다면 결과는 어땠을까요? 휘둘러본 느낌은 어땠을까요?



킁...


뻔한 결과입니다. 애먼 채들이 문제였겠습니까? 손목아지에 매달려 있는 몸뚱아리가 문제죠. --;;

드라이버 필링이 예전 놈보다 좀 만만하긴 하지만 큰 차이 없습니다. 탄도가 조금 높아지긴 했지만 저질 스윙을 보상해줄 정도는 결코 아닙니다. 페어웨이 안착률, 비거리, 모두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저, 나만의 클럽이라는 점, 모양이 나름 예쁘다는 점, 이야기꺼리 생겼다는 점, 궁금했던 교체 놀이 해봤다는 점에 만족할 뿐입니다.


반면 유틸리티는 기대 이상입니다. 정타 시 4번 아이언보다 딱 10미터 정도 더 나가줍니다. 예전 하이브리드처럼 우악스럽게 200미터 넘어가는 경우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잘 맞아봤자 딱 185 정도입니다. 훅성 구질도 사라지고 오히려 살짝 푸시성 구질이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3번 아이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관용성이 높습니다.


어찌됐던 간에 이렇게 별러왔던 클럽 간 강도와 무게 밸런스를 맞추고 나니 뿌듯하긴 합니다. 비싼 놈들은 아닐지라도 나만의 클럽이라는 애착도 생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상하고 조립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이 몹시도 재미있었습니다. 골프 자체보다는, 이런 장비 놀이가 오히려 적성에 맞는 듯 합니다.



PS. 이런이런, 아직도 사진 백업이 3시간이나 남았네요...





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