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질&시사2009. 6. 12. 12:47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이 불매운동 2호 기업을 지목했다. 이번에 타깃으로 삼은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생명, 에버랜드 다섯 곳이다."


삼성전자
파브, 애니콜, 햅틱, 옙, P2, DNSe, VLUU, 센스, 하우젠에어컨

삼성화재
애니카, 올라이프, 탑운전자보험, 프라임에이스, 글로벌케어등

삼성증권
CMA+, 인덱스펀드, 삼성라틴아메리카증권자투자제1호, 삼성금융강국코리아증권전환형자투자제2호 등

삼성생명
퓨쳐 30+, 프리덤 50+, 리더스 변액 유니버셜, 삼성 연금보험, 곰두리 종합보험 등

에버랜드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캐빈호스텔, 에버랜드리조트(교통박물관, 호암미술관, 글렌로스 골프클럽)



네... 이렇답니다. 근데 우려가 됩니다.

갓 1단계 레벨 통과하며 재미 붙여가려는 찰나에, Last Stage의 막강 보스몹이 갑작스레 튀어나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달까요.

언소주가 왜 이렇게 선정했는지 모르겠지만, 몇 가지만 지적하고 싶습니다.

1. '선정'이라는 단어를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불매운동은 상명하복의 조직이 아닙니다. 민주적인 절차는 수많은 Loss에도 불구하고 '커뮤니케이션'과, '합의'에 큰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툭 던지는 이미지를 고수하면 결코 다수의 공감을 얻지 못합니다. 손쉽게 씹힐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고요.  

그냥 조중동에의 광고량이나 추이를 알려주고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형태여야 한다고 봅니다. 선정 과정 절차와 발표 방식도 좀더 업그레이드됐으면 합니다.  

2. 대상 면에서도 이번 삼성 계열사 5개 곳 20브랜드 선정 발표는 '패착'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운영진측에서 성패와 관계없이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만, 싸움은 이겨야 맛입니다. '조금만 더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가 아니라는 겁니다.

또 100만 명을 족히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직원(가족), 관계사 직원(가족)들의 참여도도 좀더 감안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나라당 - 조중동 - 친일세력'에 반감을 가진 인구분포는 고학력층, 삼사십대, 중산층에서 많습니다. 꽤나 많이 겹친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에 선정된 브랜드 중에 소비자가 손쉽게 참여할 만한 게 당최 보이질 않습니다. 지인과의 메신저 대화 중 추린 말들입니다.

"에버랜드 일년에 2번이나 갈까말까야.
그리고 자식새끼가 에버랜드 가자는데 그렇다고 롯데월드 데려가냐고
솔직히 롯데월드가 에버랜드보다 더 싫고...
전자제품 살 때 안됐고 휴대폰 바꿀 때 안됐고 보험 해약은 그렇고...
자산 마이너스시키고 철회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냐고
전자제품이 매일 사먹는 소비제인가.
으이그... 진짜...

그리고...전자제품이랑 보험이랑 이런 건 고관여제품이야
정치적인 판단보다는
제품 비교를 통해 선택하게 되어 있다고
옥수수수염차 먹을래, 17차 먹을래 하는거랑 다르지...
삼성이 어떻게 할 것 같아?
나 같으면 무대응이야
그게 더 문제가 될 거라구...
재밌게 신나게 조선일보 놀려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이러다가 언소주에 반기를 들고
자기나름으로 광고주 찍어 올리는 사람들 생길까 걱정스럽네
"

3.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분열로 망할 수는 없어서입니다.

어째 영 아마추어스러워서 미덥지 못한 언소주입니다만, 진정성과 구심점으로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브랜드들 중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은 공략이 그나마 쉬워보입니다. 신용카드만 손에들고 교보다이렉트 보험(1566-1566... 어째 광고같네요 ㅋㅋㅋ )으로 전화하면 복잡한 서류 송수신없이 곧바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손해보는 것도 없습니다. 전화통화 3분이면 됩니다. 보험료도 싸집니다. 불매운동때문에 변경한다고 말하기도 좋습니다. 나머지 브랜드들이야 어차피 일상 속에서 각자 알아서 해나가면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요. 괜히 타깃 선정됐다고 다른 브랜드들 붙잡고 힘 빼면 더 손해입니다. 이쪽으로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4.  삼성이 조중동에 광고 안할 일도 없고, 백기 들 일도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이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선정 -  항복>, <선정 -  버티기> 수순을 유지하면 안되지 싶습니다. 삼성의 대응이나 항복을 기다리면 안된다는 겁니다. '제3차 조중동 집중 광고주 발표' 정도로 완곡하게 표현을 변경하며 다음 브랜드나 회사를 선정했으면 합니다.   
 

생각나는대로 써봤습니다. 언소주측도 아마 블로그 모니터링 할테니 이 포스트 보기는 하겠죠. 간곡히 부탁하고 싶습니다.  합의 절차와 표현에 대해 좀더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왕 하는 거면 신나게 이겨가며 하는 전략을 부탁드립니다. 조중동에 이기는 길, 우리에겐 신명과 머릿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