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DIGITAL STORY2007. 7. 26. 11:27


빨리 망하려면 카메라를 하고 천천히 망하려면 오디오를 하라는 말이 있다.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고급 취미들을 경고한 속설이다.

실제로 고급 취미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 붇는 사례는 주위에 흔하다. 전통적인 카메라와 오디오로부터 낚시, 자동차, 인라인과 MTB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뽐뿌’가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오디오 부문의 지출 규모는 유독 심하다. 마티즈에 1억을 투입해 오디오를 투입한 사례가 화제가 됐듯이, 오디오깨나 했다는 사람이라면 몇천 만원 정도는 부지불식간에 지출하곤 한다.

몬도시스템(대표이사 정철, www.mondosystem.co.kr)은 PC의 막강한 성능을 이용해 고급 홈씨어터의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선 기업이다. 이른바 ‘디지털 민주주의(Digital Democracy)’를 표방하고 나선 것. 몬도시스템의 제 1호 판매점이자 총판점인 ‘사운드앤비전’을 찾아가 봤다.



◇AV 시스템 뉴 패러다임 제시 = “영상, 음향의 최소 단위까지 디지털로 제어합니다.”

몬도시스템의 세일즈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김남형 부장은 몬도시스템이 주창한 컨셉트에 대해 ‘홈씨어터 시스템의 아날로그 탈출’이라고 요약했다.

수천, 수억 원에 이르는 고급 아날로그 시스템에서 구현하던 음질과 화질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의 경우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파 파형을 일치시키기 위해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스피컷 유닛을 위치를 미세하게 다르게 설정한다.

스탠드형 스피커에 3조의 스피컷 유닛이 있다고 할 때, 이를 일직선 상에 배열하는 것이 아니라 고음부는 몇 센티미터 뒤에, 저음부는 조금 더 앞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몬도시스템은 이를 내장 디지털 앰프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제어한다. 각 스피커 유닛을 일직선 상에 배열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고음부의 신호를 아주 살짝 늦게 보냄으로써 최고급 스피커 시스템과 유사한 효과를 거두는 원리다.

비디오 부문도 유사하다. 720P 사양의 중고급형 DLP 프로젝터를 탑재했지만 1,080 풀 HD급과 맞먹는 화질을 보여준다고 김 부장은 강조했다.

화질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이 유독 꼼꼼히 살피는 ‘다이렉트 픽셀 매핑’ 기술을 기본 지원함으로써, 대형 스크린에서도 최고의 화질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명 홈씨어터 동호회 회원 350명을 초대해 블루레이와의 비교 시연회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몬도 시스템에는 DVD를 재생하고 블루레이 시스템에는 블루레이 디스크를 재생했습니다. 회원들의 반응은 ‘두 시스템간의 차이가 없다’로 요약됐습니다.”

480P의 DVD를 가지고도 1080P급의 화질을 구현할 만큼 화소 변환(스케일링) 기술에 탁월한 노하우를 집적시켰다는 이야기다.

“실제 구입한 소비자들은 대단히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오디오를 해온 전문가들도 이 정도면 3,000만원 이상의 오디오 시스템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합니다. 화질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특히 높고요.”


몬도시스템 무비센터의 다운스케일링 기술 시연 화면. 왼쪽(기술 적용) 화면이 월등히 선명한 것을 볼 수 있다.


업스케일링 기술 적용 화면. 왼쪽이 적용 후, 오른쪽이 적용 전 화면이다.


◇탁월한 이용 편의성 호응 = 그러면서도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만족하는 부분은 오히려 ‘사용 편의성’이라고 김 부장은 전했다.

“치렁치렁한 케이블, 서너 개에 이르는 리모콘, 번거로운 사용방식 등이 종전 홈씨어터 AV 시스템의 단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몬도시스템의 ‘하이파이 디지털 미디어센터’는 리모콘과 무선 키보드를 통해 간단히 다양한 기능을 모두 설정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깔끔한 설치와 활용법에 반해 구입한 소비자도 상당수에 이릅니다.”

한 번에 홈씨어터 AV세트를 모두 제어할 수 있는 최적화 기능이 주 구매층의 큰 호감을 샀다는 설명이다.


흡사 낚시줄같이 가는 광케이블로 AV 신호를 송출한다.


실제로 몬도시스템의 ‘하이파이 디지털 미디어센터’에는 흉물스러운 DVI 케이블이나 컴포넌트 케이블을 찾아보기 어렵다. 찾아보기도 힘든 광케이블을 통해 30미터까지 화질 손실 없이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와 함께 소파에 앉아 프로젝터와 미디어 센터 본체, 각 스피커까지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는 리모콘을 제공해 사용편의성을 증대시켰다.

“사실 지금까지 구매한 소비자들은 대부분 종전의 아날로그 AV 시스템을 사용하던 부유층이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하이파이 디지털 미디어센터’는 가격 대비 화질과 음질 뿐 아니라 사용편의성을 최대화시킨 시스템으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디지털 민주주의? 부유층의 원스톱 솔루션? = 그러나 이 지점의 몬도시스템의 고민인 듯한 눈치였다.

초고가의 고음질 AV 시스템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대폭 낮은 가격에 선보였지만 여전히 주 구매층은 부유층에 머물러 있었던 것. 낮은 가격이라고는 하지만 부가세 별도 1,350만원의 가격은 대다수 사용자에게 너무 높은 가격이었던 탓이다.

“소비자 반응은 딱 둘로 나뉘곤 했습니다. “너무 가지고 싶다. 하지만 비싸다”라는 의견과, “집에 있는 것들 다 치고 이거 하나면 되겠네. 가격도 만만하고”라는 의견이 그것이었습니다.”

몬도시스템의 ‘디지털 민주주의’가 아직은 진정한 민주주의로 자리잡지 못했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듯 싶다.

“회사의 방향은 좀더 대중화를 꾀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하이파이 디지털 미디어 센터(DM7000), 5.1채널 멀티채널 스피커, 프로젝터, 무선조정 120인치 모터 스크린, 광 비디오 전송장치로 구성된 하나의 제품만이 선보였지만 앞으로 보급형 DM7000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저가형 디지털 앰프시스템과 스피커 조합으로 출시되는 로드맵도 마련하고 있다고 김 부장은 설명했다.


몬도시스템즈의 DM7000 본체. 윈도우XP PC에 내부 디지털 앰프, 제어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디폴트 색상은 현재의 소비자층이 선호하는 원목 계열이지만, 젊은 층을 위한 원색 제품군도 선택할 수 있다. 보다 넓은 층의 호응을 원하는 몬도시스템즈의 희망(?)이 드러나는 부분.


◇ “소프트웨어 가치 평가 절하 아쉽다” = 그러나 보급형 제품이 출시된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얼마나 호응해줄지는 사실 미지수다.

각 디지털 기기 가격에 정통한 마니아급 사용자에게 몬도시스템의 하드웨어는 여전히 비싼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먼저 윈도우 XP PC에 디지털 앰프를 탑재한 것으로 봐도 무방한 ‘하이파이 디지털 미디어 센터’의 가격이 649만원이다. 여기에 720P 프로젝터, 스피커, 스크린 등, 하드웨어 만을 놓고 봤을 때 가격은 이들을 별도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싼 이유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보급형 PC로 홈씨어터 시스템을 세련되게 포장했을 뿐’이라고 혹평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부장은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비디오 기술과 관련해 업스케일링 기술자만 10여명에 이르고, 초고가 오디오급 음질을 들려주는 오디오 프로파일링 기술이 집약됐는데 조악한 PC 오디오 기기들과 결코 비교될 수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소프트웨어를 우습게 아는 풍토가 아쉽습니다. 몬도시스템의 디지털 앰프 펌웨어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무료 업데이트되고 그때마다 성능과 기능이 개선되어나갈 것입니다. 막강한 연산 능력을 갖춘 PC 디지털 기술의 힘입니다.”

그는 최고급 AV 시스템의 성능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대폭 낮춘 것으로 이해해야하지 않겠느냐면서, 실제 나타나는 음질과 화질로 제품을 평가하면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용산 전자랜드 신관에 위치한 몬도시스템즈의 총판, 사운드앤비전.


◇ AV분야, 디지털 민주주의 선봉 기대 = 디지털 기술의 발전의 역사는 범용화, 대중화의 역사다.

과거 수퍼컴퓨터급 성능을 이제 개인용 PC들이 넘어서고 있으며, 만화에서나 가능했던 미래 기술들이 속속 구현되고 있다. 좀더 넓게 생각해보면 수천억원 하는 비행기 조종을 공짜로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것도 디지털의 힘이다. 그 누군가 ‘자본주의의 발전은 하녀들도 비단 양말을 신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상상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현실 세계로 구현해주고 있다.

몬도시스템은 AV 분야에서 이를 시도하고 나섰다. 집안을 망하게 할 정도로 비싼 오디오 취미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단 아직까지는 주류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몬도시스템의 꿈이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만하다.

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