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질&시사2013. 7. 8. 03:24





스며드는 것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그의 시선이 좋았습니다.


담백하면서도 따뜻한 시.


어렵지 않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어쩜 이렇게 바라볼 수 있을까 싶어 감탄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어스름이 와버린 겝니다.


불 끄고 자야할 시간인 겝니다... 









시인 안도현(52)이 절필을 선언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그 가치를 눈속임 하는 일들이 매일 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를 바라보는 심정은 ‘참담’ 그 자체다'"라며 “30년 넘게 시를 써 왔고 10권의 시집을 냈지만, 현실을 타개해 나갈 능력이 없는 시, 나 하나도 감동시키지 못하는 시를 오래 붙들고 앉아 있는 것이 괴롭다”고 절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불의가 횡행하는 참담한 시절에는 쓰지 않는 행위도 현실에 참여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