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이 떠올랐던 사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사진의 스토리를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이곳. 그리고 이곳.
열흘 가까이 지나서야 올려봅니다. 지난 4월 13일 총선 때 개표 참관인으로 참관한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좀더 느긋히 올리려고 했는데요.
어제 어버이 연합 청와대 배후설을 들은 김에 게으른 몸을 움직여봤습니다.
4월 초였을 겝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http://www.nec.go.kr/)에서 개표참관을 신청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투표날.
부실하고 귀찮은 몸을 이끌고 개표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런저런 정보를 입력하는 중에 '은행계좌' 항목도 있더군요.
'설마 돈도 주는건가?'
그렇답니다. 기본 4만원 준답니다.
웬 횡재인가요. 얼씨구나 적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듯 '돈도 되는' 개표참관인들을 지금껏 누가 해왔던 걸까 살펴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약 30~40여명은 족히 되는 것 같았는데요. 일단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분들이 인터넷으로 신청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라 근데 저분은?'
위 사진 속의 할머니와 닮은 사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월호 사건 당시 유가족도 아니면서 대통령을 맞이해 구설수에 올랐던 할머니처럼 보였습니다.
"혹시 여기에도 돈이 되서 온 건가? 그러고 보니 여기 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보수단체에서 알바 삼아 온 것일 수도 있겠구나!"
명찰을 자세히 살폈습니다.
'코리아당'이 추천했다고 적힌 명찰을 걸고 있었습니다.
코리아당이 뭘까요? 그런 당이 있었던가요? 비례투표 용지를 살펴봤습니다. 있었습니다. 7번째 있더군요.
"코리아당이 어딘가요? 여기 온 노인분들이 그 당 추천으로 와있던데요. 그렇게 추천받으면 올 수 있나보죠?"
개표참관인 담당 업무를 하던 공무원에게 슬쩍 물어봤습니다.
공무원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저도 어떤 당인지 잘 모르겠네요. 등록된 당에서 팩스로 신청자 명단이 보내오면 참관인으로 참여하게 되어 있어요."
음...
어찌된 사연인지 저는 모릅니다. 제가 보고 확인한 것이라고는
-코리아당 추천으로 오신 일단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개표 참관'과는 거리가 먼 태도로 있다가 가셨다는 것.
- 개표 후 서너 시간이 지나자 이들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
- 나중에 확인해보니 코리아당이 받은 비례대표 투표수는 2만 7,103표로 0.1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것.
- 새벽 두세 시까지 있었던 저에게 입금된 돈은 8만 6,000원이라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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