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질&시사2016. 8. 1. 12:07



이른바 '메갈리아'를 둘러싼 갈등이 열흘 넘게 가관입니다. 


정의당 당원 게시판은 험악하기 짝이 없고요. 한경오와 JTBC가 네티즌들에게 이렇게 욕먹는 풍경은 처음 봤습니다. 


저명 인사들의 의견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 인물에 대한 평가도 급박하게 변화합니다. 

(심상정과 노회찬, 진중권, 전우용, 노혜경 등입니다. 손석희씨도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동안 인터넷에서 암암리에 그어졌던 여러 경계선이 송두리째 붕괴되고 있는 겁니다. 


덕분에 지난 4일 휴가를 커뮤니티 및 각종 게시판 모니터링에 홀딱 쏟았습니다. 오래 전부터 관심 가지고 관찰했던 주제였기에 꽤나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양상은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듯 합니다.  서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고 주목하는 풍경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서로의 관점은 그리 조율 가능한 상태가 아닙니다. 


일단 제가 관찰한 주요 차이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상반되는 주요 주장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하루가 지난 8월 2일 개인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이 질문에는 답이 통일되어가는 조짐이 나타나는 듯 합니다. 초기에는 페미니즘이 아니라는 주장이 일부 있었는데, 이제는 페미니즘의 한 갈래로 보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봅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이 안티 메갈 진영이 저지른 실수이자 논쟁 시 취약점일 수 있다고 봅니다. 메갈리아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이들은 대개 메갈리아(또는 워마드)에 대한 이해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비교적 온건한 메갈4 페이스북 페이지만 보고 선의의 입장을 밝혔던 거죠. 그리고 과도한(그들이 느끼기에) 역풍을 맞으니 더 발끈한 측면이 있고요. 
선의의 동조를 했을 뿐인데, 일베 취급을 받으니 오히려 위협을 느낄만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단 선의의 지지자(?)라 해도 경솔했다는 비판은 피해가기 어렵지 싶습니다. 특히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노무현 대통령과 노사모를 언급한 노혜경씨의 행동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치화할 수 없는 논란꺼리이니 논쟁이 지속되겠죠? 직접 보고 확인한 이들이 아니라면 섣부르게 말하지 않는 것이 나아 보입니다. 저는 메갈리아 이용층 전반에 걸쳐 혐오 표현과 문화가 창궐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미디어오늘에 게재된 한혜수씨의 글을 끄덕이며 참고했습니다.)



(비슷한 항목이 2개나 있습니다. 일부러 넣었습니다.

정의당의 논평, 철회문, 사과문, 입장에 왜 오늘의 유머에 대한 배려가 줄곧 빠져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커뮤니티는 특정할 수 없는 인격이 아니지만, 유사한 경향성을 공통적으로 가지는 측면도 분명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정의당은 오늘의 유머(또는 구성원 상당수)를 모욕했고 이후 제
대로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JTBC 또한 그랬고요. 한겨레 기고문에서도 그랬습니다.

이들 모두 스스로를 자존자대했으며 모가지가 뻣뻣했고 오유라는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았다고 저는 봅니다. )


(이거 앞으로도 논쟁의 여지가 많은 대척점입니다. 서로에게 반박꺼리가 나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전우용씨의 페이스북 포스트가 많은 논쟁꺼리를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봅니다만 이 지점에 대해서는 미진했던 듯 합니다. 향후 메갈 옹호 진영에서는 메갈4와 워마드가 다르다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 인정 받기는 힘들지 싶습니다.)


(각자 보고 싶은 걸 보는 거겠죠? 현재로서는 각자의 주장만 있습니다. 
어쨌든 간에 먼 훗날에라도 자신의 판단에 책임 지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난 혐오에는 찬성한적 없다', '메갈리아가 나타난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발을 빼는 모습을 볼 가능성이 크지만요.)


(저는 두 관점이 모두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조장된 측면이 있는가 하면 자업자득인 측면도 있습니다. 양측 모두가 찔리는 부분이기에 성찰을 유도하기에 좋은 지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토론의 시작점으로도 괜찮아 보입니다. )




- 메갈리아를 잘 아는(이해하는) 이들은 한경오(&JTBC), 페미니스트다.

- 메갈리아의 정체는 커뮤니티 네티즌들이 잘 안다.

(몇몇 진보 지식인, 언론들이 가장 크게 착각한 지점이 바로 여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신들이 오래 공부해왔고 또 익숙한 '노동' 또는 '여성' 문제라고 예단해버린 거죠. 우매한 네티즌들이 늘 그렇듯 '광기'에 사로잡혀 휩쓸리고 있다고 너무도 쉽게 판단한 건 아닌지 돌이켜볼 것을 권합니다. 
여러 커뮤니티 구성원 입장에서는 각종 어그로와 분탕질, 배설행위를 1년 넘게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해온겁니다. 그리고 그들의 행위에 대해 '일베급'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였죠. 
웬만큼 참을성 있는 사람일지라도 아마추어가 아는 척하는 꼴은 참아주기 어려운 법이죠. 
여러 커뮤니티에서 일관적으로 반발하는 이유는, 그들 대부분이 페미니즘 운동을 못 견뎌 하는게 남자여서가 아닙니다. 오랜 기간 두 눈으로 보고 판단해온 '사실'을, 잠깐 살펴본 듯한 이들이 아는 체하니 더 답답한 겁니다. 
뭐 이렇게 말해도 헛발질에서 헤어나오못 할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건이 '2016 진보의 이불킥'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아래에 참고 이미지 나갑니다. 이런 분탕질을 1년 넘게 줄곧 두 눈으로 보아왔던 겁니다. 





전우용씨의 입장 철회는 그래서 더욱 돋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감탄했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존경심까지 듭니다. 

단 사족을 달아보자면, 오늘 글에서 <벌써 일베에 반대해 왔던 젊은 남성 커뮤니티들이 일베와 함께 ‘반(反) 메갈 전선’으로 결집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라는 문구가 조금 그렇습니다. 너무 쉽게 판단내려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날 커뮤니티 내부에서 각종 어그로, 일베, 좌익효수와 같은 국정충, 업자 등을 발견해 축출하는 과정이 집단지성에 의해 얼마나 정교화되어가고 있는지 이해한다면, 또 전우용씨 말마따나 일베와의 연대 주장이 '참을 수 없는 욕'일 수 있음을 이해한다면 다른 표현을 썼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진보당과 페미니즘, 몇몇 진보(?) 미디어에게 분명 악재일 꺼라고 봅니다만,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두 눈으로 이번 사건을 똑똑히 보면서 진보진영과 미디어의 민낯을 확인하고 내적 갈등을 겪은 이들이 생각보다 많아 보이거든요. 
회찬 의원 말처럼 성장통이자 과정이라면, 그 성장한 이후는 과연 무엇일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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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