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비해 형편없다는 반응을 자주 보았던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영화들은 흥미롭게 보아왔던 것 같습니다.
무인도, 전쟁, 재난 등등의 특별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나약하고 무력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을 담아냈던 영화들이겠죠.
'눈먼 자들의 도시'도 그런 점에서 일단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영화를 보면 '내 안에도 있을 폭력성과 비굴함, 이기심, 추악함과 악랄함' 등, 이른바 '바닥'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느껴진 것은 오히려 '희망'에 가깝더군요.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기꺼이 수용소(?)에 들어가는 줄리안 무어의 행동부터,
식량을 빌미로 휘두르는 독재에 대해 이를 인정하고 귀중품을 모아 상납하는 모습.
(반대의 평가가 오히려 나올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
식량과 몸을 교환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과 그 이후 여성들의 합의.
몇 명에 불과하지만 강아지까지 아우르는 작은 가족(또는 유토피아)의 탄생 등이
오히려 '희망과 긍정, 역설적인 강인함'이라는 맥락으로 읽혀졌던 듯 싶습니다.
(시니컬쟁이가 미쳤나봅니다. ㅋㅋㅋ )
일목요연하게, 또는 단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째 조금 그러네요.
어찌됐던 인간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을 희미하게나마 발견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 전체에 대한 평가는... 또 하나의 '눈먼 자'임이 들통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제하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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