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회적 기업'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가끔 힘든 이야기, 보람찼던 이야기를 올리곤 하지요.
오늘 그가 게재한 글 하나 공유합니다.
이바닥에서 일을 하다보면 장애인 노인 결식아동 농촌 등 거의 모든 취약계층 지원 정책에서 여지없이 노대통령의 흔적을 본다.
얼마전에 부산 행복한학교라고 우리가 만든 방과후학교 운영 사회적기업을 갔었거든. 그곳 상임이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방과후학교 개념을 만들고 운영한 사람인데 어떻게 그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얘기해주더라고.
노무현 정부 초창기, 그 상임이사가 부산에서 취약계층 애들이 제일 많이 다니는 초등학교 교장이었는데 우연히 어떤 교장단 회의에서 노대통령이 얘기하는걸 들었단다.
노통 왈 학교 선생님들에 대해서 감정이 안좋다 하면서 이유 본인 학창시절에 촌지 밝히고 그걸로 학생차별하는 선생이 너무 많았다고(가난했으니 차별의 대상이었겠지). 또 나라에서 지어준 학교시설을 왜 오후 두세시만 되면 텅텅 비워 놓고 활용하지 않냐고 언급했었다네.
이 얘기를 듣고 그 상임이사가 곰곰히 생각해봤대. 본인이 교장으로 있는 학교의 학생부모(또는 조부모)들은 대부분 공장나가고 장사를 해서 애들이 오후 두세시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 방치되서 할일없이 동네 골목길에서 놀다가 깡패들한데 삥뜯기고 하니, 애들을 학교에 모아놓고 보충공부를 시키고 같이 놀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드라. 그래서 귀찮아하는 교사들을 수없이 설득해서 지금 방과후학교같은걸 시작한거지. 물론 효과는 좋을 수밖에.
이 소식이 노대통령한테 들어갔고 노대통령이 이 조그만 산동네 초등학교로 교육부장관과 전국 교육감을 다 데리고 방문해서는 이 모델을 전국에 다 만들라고 지시해서 생겨난게 지금의 방과후학교란다. 이제는 전국 초등학교중 99프로 이상이 운영 중.
노대통령은 그 상임이사를 나중에 따로 청와대로 불러서 손을 꼭 잡으며 얘기했단다. 너무 고맙다고.
..
오늘이 그 분의 기일이구나.
이 초등학교 이름 부산 서명초등학교랍니다.
예전엔 돈이 안되서 교사들이 가지 않으려던 학교였는데, 지금은 뜻 있고 똑똑한 젊은 부산 지역 교사들이 제일 선호하는 학교가 됐다네요.
이렇게 작은 흔적 하나 전해 들을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펌질&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 (0) | 2014.08.26 |
---|---|
논란의 사진 작품, 그보다 불편한 현실 (0) | 2014.07.11 |
92년 장마, 종로에서 / 14년 6월 대구분들께 (0) | 2014.06.06 |
아버지와 딸의 전쟁 (0) | 2014.06.02 |
가끔은 시키는 대로... (0) | 2014.05.26 |
어떤 눈물에 대한 여러 분석 (0) | 2014.05.22 |
가만히 있으면 있을수록... // 박노자가 던지는 유일한 질문 (0) | 2014.04.25 |
노무현 대통령 화보 (펌) (1) | 2014.04.15 |
"가난한 사람이 줄어드는 나라" (0) | 2014.04.03 |
또 하나의 약속 / 삼성 글 삭제 사태 - 동참해 봅니다. (0) | 2014.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