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온 세월만큼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적당히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계속해서 깨우쳐 가게 되지요.
친구로는 절대 삼지 않았을 사람과 그럭저럭 지내기도 하고요.
좀더 어릴 적에 만났다면 좋은 친구가 됐을 것 같아 아쉬운 이도 있습니다.
싫어하는 스타일이지만 부득이하게 오래 엮이다보니 존중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인정하긴 싫지만 저에겐 사람을 쉽게 예단하는 나쁜 버릇이 있더군요. 주어진 관계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인정해야할 듯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관계가 크게 변화하기 십상이니, 인연이라는 게 있기는 있나 싶습니다.
# 춘희막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46년간 함께 살아온 본처와 씨받이 이야기입니다.
춘희는 71세의 '어마이' 이름이고, 막이는 90세의 '할마이' 이름입니다.
몇몇 질문과 대답으로 제 감상을 대신합니다.
1. 인간극장(?) 이후 굳이 영화로 다시 제작할 이유가 있었을까?
- 저는 동의합니다. 본처와 '세컨부'의 동거라는 이색적인 관계는 어쩌면 무대 세트일 뿐입니다. 저의 경우 사람 과 사람 사이에는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관계의 전형성'을 넘어서도록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덕분에 많이 생각했습니다.
2. 막이춘희가 아니라 춘희막이인 이유는?
-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우열이나 서열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싶지는 않네요.
3. 재미는?
- 고백하건데 깜짝 놀랐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에 반전(?)이 있다니요. 세월에 무게까지 더해져 '대가리'을 뚜드려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생각꺼리가 많았던 것도 좋았습니다. 저는 경상도 츤데레 스타일과 웰 다잉(Well Dying)이라는 토픽에 대해 생각이 향하더군요.
4. 워낭소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후의 다큐멘터리 영화 붐에 편승하려는 상업영화라는 혹평도 일각에서 있던데?
- 그 시각에는 동의가 안 되네요. 솔직히 말하면 동의를 못하겠는 정도가 아닙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경험한 만큼 느낀다... 그렇게 평가를 돌려주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씨받이와 본처의 얄굿은 삶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인간 보편성에 대한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감독 편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
'일상 소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견과 성찰에 대한 완.벽.한. 이야기... 주토피아 (약스포) (2) | 2016.05.25 |
---|---|
사무실 새 친구 (0) | 2016.03.31 |
딸내미의 주식 입문 (0) | 2016.02.11 |
명예훼손 신고로 인한 숨김조치... 1차 결과 (0) | 2016.01.17 |
명예훼손 신고로 인한 숨김조치라... (0) | 2015.12.21 |
알리발 72색 색연필 + 산들 케이스 (0) | 2015.10.26 |
첫 교통사고 이야기 (0) | 2015.05.28 |
꽃은 지고 봄날은 가겠지만... (0) | 2015.04.07 |
아메리칸 스나이퍼... 보수 노인네에게 감탄하기 (0) | 2015.01.27 |
苛政猛於...煙 (0) | 2015.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