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소소2015. 1. 27. 13:14


# 무언가를 평가한다는 것.

오해가 발생하기 참 쉽습니다. 눈높이와 잣대가 제각각이다보니 다르다는 이유로 틀린 취급을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급적 구별하려는 범주가 3가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풀어내봅니다.



1. 좋은 vs. 싫은
2. 맞은 vs. 틀린
3. 옳은 vs. 그른



간단히 표현하면, 짜장면 짬뽕 문제에 정답을 논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겁니다. 


과학 문제에 선악을 들이대지 말자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새로운 평가 기준 하나를 추가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수준, 성숙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기준입니다. '경지'라는 단어가 유효해보이는 경우가 있더라는 거죠.






# '아메리칸 스나이퍼' 소식이 종종 들려왔습니다.

중동에서 250명도 넘게 사살했다던가요. 여튼 미 역사상 가장 많은 'kill' 수를 기록한 스나이퍼의 이야기입니다.

얼핏 봐도 '전쟁 미화', '미국 최고' 분위기가 물씬 풍겨납니다.

거기에 텍사스 카우보이 출신이라더군요. 애국, 마초, 보수, 근육질...

거참 전형적이기도 합니다.


광고 간판에 아래와 같이 낙서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는 뉴스도 봤습니다.






'논란이 일만한 영화이긴 한가 보구나...' 

이렇게 미리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미 공화당 지지자이기도 하답니다. 


이쯤되면 모든 지표가 이 영화의 성향을 뚜렷이 시사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이 떠오르네요... ㅋ)


주말에 감상한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제가 예단할 만한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진중한 시선, 압도적인 현실성, 관객에게 판단을 넘기는 묵묵함...


상업성을 갖췄지만 천박하지 않습니다.


상반되는 비전형적 이미지들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배치됩니다. 


적당히 포장할 만도 하건만 젠체함 없이 묵직합니다.




그렇습니다.


어줍잖은 미군 미화를 별렀는데, 벼르고 기다리다 어느덧 무장해제를 당했습니다.


여든 넘어선 스타 배우 출신 노인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이 정도의 '경지'를 보여준다면 지향점의 차이에 관계 없이 존중받아 마땅하지 싶습니다. 






# 그래서 하나 더. 


하고 싶은 말 하나를 기어이 추가합니다. 


욕을 들어먹더라도 끄적대볼랍니다. 



이 '경지'라는 평가 잣대는,


'국제시장'이라는 영화에 대해, 


그리고 국제시장을 호평하는 이들에 대해 제가 취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명량'도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



영화에 대한 취향 차이로 해석하기엔


그 얄팍함을 못 견디겠습니다.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 정도라도 됐으면.... 


Posted by Yes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