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롭 주니어 골프채 분석

12세의 딸내미가 시립 체육 센터에서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번 다니더니 재미를 붙였습니다. 

레슨 프로가 젊고 잘 생겼더군요. 게다가 아낌 없이 칭찬해주는 스타일인 듯 합니다.

아빠랑 선생님이랑 똑같이 좋답니다. 12년 동안 뭐한건가 살짝 맘 상했습니다. 

바뜨, 그러나

아낌 없이 칭찬은 못해줄지언정 아낌 없이 장비질은 지원 해줘야겠지요? 

딸내미가 쓸 주니어 골프 클럽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충 만들려고 치면 얼마든지 엉터리로 만들 수 있는게 골프채입니다. 

그래서 그나마 이름 있는 브랜드를 골랐습니다. 던롭의 6,8, P 아이언 세트를 이베이에서 공수했습니다. 

이 클럽을 저에게 있는 장비들도 간단히 분석해본 결과를 공유합니다. 

혹시나 주니어 골프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되었으면 합니다.

키에 따른 드라이버 길이 차트입니다. 딸내미 키가 147 정도니까 드라이버의 경우 39.5~40인치 정도면 적당하겠군요. (언제 이렇게 커버렸나요. ^^;;)

이건 바닥면에서 손목까지의 길이를 기준으로 클럽 길이를 제안하는 표입니다. 

6번 8번 피칭으로 구성된 딸내미 아이언 세트입니다. 헤드에 POWERLIFT 라고 적혀 있습니다. 꽤 예쁘게 생겼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간결한 디자인입니다. 

1인치씩 깔끔하게 차이나지 않는군요. 특히 피칭이 0.2인치, 그러니까 5mm 이상 짧습니다. 

역시나 무게 측정치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6번과 8번은 16그램 정도로 이상적인 간격인데 반해, 피칭이 오히려 8번보다 9그램 가볍습니다. 성인용 채에서는 용납되지 않을 수준의 오차네요. 역시 주니어 채라 대충 만드나 봅니다. 

우려는 스윙웨이트 측정값에서도 현실화됩니다. 스윙웨이트가 같거나 짧은 채일수록 조금 무거워져야 하는데요. 6번과 8번은 스윙웨이트 간격이 1 내외니까 무난한 반면, 피칭이 4단계 이상 가볍습니다. 이 정도면 아마추어도 체감할 수 있는 오차죠. 

(참고로 A -> B -> C -> D 순입니다. / 여성 성인채가 C0~C6, 남성 성인채가 C9~D5 정도입니다.)

CPM, 그러니까 샤프트 강도도 재봤습니다. 한 클럽당 4~5cpm이 이상적이라고 하니 6번과 8번, 8번과 피칭의 2클럽 차이는 8~10cpm이 적당한 차이일 겁니다. 그러나 보다시피 각각 24cpm 차이, -6 cpm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던롭 브랜드는 좀 나을 줄 알았는데, 솔직히 실망스럽습니다. 

FLO를 찾아봤습니다. 상하로 튕겼을 때 헤드가 빙빙 돌지 않고 똑바로 움직이는 방향을 찾아본 겁니다. 이상적으로는 헤드 페이스가 위를 향해 있을 때 똑바로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측정 결과는 역시나입니다. 제각각 멋대로의 방향에서 똑바로 움직입니다. 사실 성인용 기성품 채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니 기대도 안했습니다. 

아는 게 힘인지, 아는 게 병인지 모르겠습니다. 스윙 웨이트 한 단계 정도의 차이면 만족스럽게 넘어가려고 햇는데, 생각보다 오차들이 큽니다. 

특히 무게나 강도, 스윙웨이트 모두에서 거꾸로 가는 피칭이 영 마음에 걸립니다. 피칭 헤드에 20그램 정도를 추가하면 스윙웨이트는 얼추 맞겠지만 이 경우 CPM이 오히려 더 떨어지게 됩니다. 분해 후 재조립으로 해결될 수준의 것이 아닙니다. 장비질쟁이 아빠로서 자긍심이 영 서질 않습니다. 에잉 --;;; 

--------